계시가 있으려면 ‘잠잠한 시간’이 필요하다

나를 알려면 하나님을 먼저 알아야 한다. 하나님을 알려면 계시가 필요하다. 계시가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하나님은 영이다. 하나님의 영 외에는 하나님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내 탁월한 지성, 뜨거운 열정, 의지적 노력은 보조적 수단일 뿐이다. 하나님의 영이 딱딱한 말씀을 벗겨 우리 이성과 감정에 빛을 비춰주실 때 계시가 임한다. 예수님이 말했다. 말씀이 곧 영이요 생명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내게 영으로, 생명으로 오는 것. 말씀 안에서 주님의 감춰진 마음을 뜨겁게 아는 것. 이것이 계시다.

계시는 영과 영의 친밀한 교제 가운데 온다. 하나님의 임재 안에 머물러야하는 이유다.

1. 가만히 있어 Be Still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야다)… (시편 46:10)
Be still, and know that I am God… (KJV)
Cease striving and know that I am God… (NASB)

시편 기자가 말한다. 가만히 있으라. 잠잠히 있으라. 그리고 내가 하나님임을 알지어다.

NASB 버전은 ‘노력하는 것을 멈추라 (Cease striving)’고 번역했다. 하나님을 아는 것은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노력을 멈춰야 한다. 가만히 있어야 한다. 이성(理性)이 잠잠해야 영(靈)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으라’는 어떤 의미일까?

‘가만히 있으라 (Be Still)’의 히브리어는 ‘라파’다. ‘치료하다’로 유명한 ‘여호와 라파’의 ‘라파’와 발음이 같다. 어원도 동일하다. 다만 히브리어 단어 철자에서 마지막 한 글자만 다르다. ‘라파’를 사전에서 찾아 보면 ‘가만히 있고, 잠잠하다’란 의미 외에 ‘가라앉다, 떨어지다, 약하게 하다’란 의미를 갖고 있다. ‘라파’란 단어의 느낌을 알 수 있는 몇 가지 예다.

…이 성에 남은 군사의 손과 모든 백성의 손을 약하게 하나이다(라파) (예레미야 38:4 下)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은 아브넬이 헤브론에서 죽었다 함을 듣고 손의 맥이 풀렸고(라파)… (사무엘하 4:1)

우리가 그 소문을 들었으므로 손이 약하여졌고(라파) (예레미야 6:24)

네가 만일 환난 날에 낙담하면 네 힘이 미약함을(라파) 보임이니라 (잠언 24:10)

‘가만히 있으라’의 원어적 의미는 ‘힘이 점점 빠져 약해지는 것’과 관련 있다. 심지어 계속 약해지면 그 끝은 죽음일 수 있다. 그래서 이 단어에서 파생한 단어 중 발음은 똑같고 철자만 다른 ‘라파’란 단어가 또 있다. 이 ‘라파’는 죽은 자를 가리킬 때 사용한다.

… 땅이 죽은 자들(라파)을 내놓으리로다 (이사야 26:29 下)

‘가만히 있으라’가 내 근간을 이루는 세계관을 그대로 유지한 채 마음의 평안을 위해 잠잠히 있으라는 것이 아니다. ‘가만히 있으라’의 원어적 의미는 ‘힘이 점점 빠져 약해지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내 이성의 틀 안에 갇혀져 있던 확신, 관점, 생각의 영향력을 점점 약하게 하라는 것이다. 내 열심과 노력의 힘을 빼는 것이다. 내가 틀릴 수도 있음을 인정하고 마음 중심으로부터 성령님의 교정을 받으려는 태도다. 내 자아의 힘을 빼는 과정이다. 합리적 사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성의 힘이 약해질 때 이성을 초월한 영의 소통이 수월해진다. 그 교제 안에 계시의 빛이 임한다.

‘가만히 있으라’의 ‘라파’와 치료하다의 ‘라파’는 ‘라프’라는 동일한 어근을 가진다. ‘라프’는 물리적, 정신적으로 상처 받기 쉬운 상태와 관련 있다. 십자가를 기준으로 죽음 쪽에 가깝게 가는 것의 의미를 강화시킬 때 ‘가만히 있으라’의 ‘라파’가 되고, 십자가를 통과하여 그 상처를 극복하는 쪽의 의미를 강화시킬 때 ‘치료하다’의 ‘라파’가 된다. 시편 46:10 말씀처럼 내 열심과 노력을 멈추고, 내 자아의 힘을 약화시켜 내 자아를 죽음에 이르게 하면(라파) 하나님을 아는 계시의 빛이 임하고 그 빛은 내 심령을 치료할 것(라파)이다.

2.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know that I am God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시편 46:10)
Be still, and know that I am God… (KJV)

Be still and Know(잠잠히 있으라 그리고 알라)로 되어 있는 이 구절을 히브리어 문법적으로 보면 이중 명령형이다. 히브리어에서 이런 구조의 명령형 문장일 경우 앞의 명령형보다 뒤의 명령형에 강조점이 있다. 이 문장을 히브리어 문법 관점에서 보면 아래와 같이 번역할 수도 있다.

Be still in order to know that I am God…
(내가 하나님 됨을 알기 위해 가만히 있을지어다)

하나님 됨을 아는 것. 이것이 이 문장의 핵심이다. 하나님 됨을 알기 위해 가만히 있으라는 것이다. 내 관점이 하나님을 아는 것에 방해가 된다면 그 힘을 약화시켜야 한다. 내 입장, 내 세계관, 내 철학, 내 감정, 내 의지, 내 생각, 내 취향, 내 기호, 내 자아의 모든 것을 약화시키는 것. 나를 붙들고 있던 모든 복잡한 부유물이 가라앉은 것처럼 잠잠히 있게 되는 것. 그것이 원어적으로 ‘가만히 있는 것(라파)’이다. 그때 비로소 하나님 됨을 알려주시는 계시의 빛이 비춰진다.

간구하기 전에
잠잠히 하나님을 바라라.
그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다.
그리고 영광 가운데 주님을 예배하라.
그리스도 안에서
당신이 어떤 위치인지,
어떤 특권을 갖고 있는지 생각하고
위대한 것을 바라라!

Each time,
before you intercede,
be quiet first,
and worship God in His glory.
Think of your place
and privilege in Christ,
and expect great things!

– 앤드류 머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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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 A Ha
JUNG A Ha
5 hours ago

하나님 아버지를 더욱 알기위해 제 자아, 가치관, 선입견 모두를 내려놓고 잠잠하길 원합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치유하시고 성령님께서 일하 실 수 있도록 제 모든 것을 내어드리고
비울 때 성령님께서 채우실 줄로 믿습니다.
저의 고집을 십자가에 못박고 날마다 자아를 깨뜨려 주님께 내려놓도록 저를 도와주시고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은혜아래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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